조선 중기 우리 역사상 최고의 미모와 문학적 재능을 지닌 名技(명기).
당시 훈남들의 애간장을 태우게 했던 기방문화의 최고의 엘리트기생인
황진이가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서경덕을 흠모하여 유혹하려다 뜻
을 이루지 못하고 師弟(사제,스승과 제자사이)의 의를 맺었던 서경덕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시라고 합니다.
山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네.
주야로 흘러가니 옛 물인들 있을 소냐.
人傑(인걸)도 물과 같아서 가고 아니 오노라.
산은 옛날 그대로 산이지만 물은 밤낮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옛 날 물이 남아
있겠는가. 뛰어난 사람(人傑)이라도 물과 같아서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탄합니다.
흐르지 않음과 흐름의 세계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는 게 아닌 가 봅니다.
흐르지 않는 산이 흐르는 물을 그토록 그리워하는 황진이의 시가 가슴을 젖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