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한 거래
석유 왕으로 불리던 록펠러는 서른 살 때 이미 100만 달러를 가진
부자였고, 쉰세 살 때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오늘 날 빌게이츠보다 무려 세 배나 많은 재력을 보유할 정도였다.
그는 늘 돈에 배고파했다.
황금이 축적될수록 그는 불면에 시달렸다.
그러다 그의 왕국은 하루아침에 붕괴 직전에 놓였다.
록펠러는 번민이 극도에 달해 죽어가고 있었다.
쉰세 살 때 번민과 탐욕, 공포가
그의 건강을 좀먹고 있었다.
마침내 주치의는 “돈이든 생명이든 어느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
은퇴하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은퇴를 선택했다.
걱정과 번민은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
심장병은 미국에서는 1위를 차지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의사는 록펠러에게 번민을 피할 것, 편안이 쉴 것,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둘 것, 이 세 가지 규칙을 내렸다.
그는 이 규칙들을 철저히 잘 지켰다.
그리고 지난 세월을 반성했다.
남의 처지도 생각했다.
골프도 배우고 이웃과 잡담도하고 간단한 게임도하고 노래도 즐겼다.
그는 태어나서 얼마쯤 돈을 벌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돈이 사람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막대한 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시카코 대학이 빚으로 차압당하자 이를 갚아주었다.
다시 태어난 그는 행복했다.
번민이 사라지고 잠도 잘 잤다.
록펠러재단은 5000개의 교회에 기부를 했다.
50대 초반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그는 아흔 여덟 살까지 살았다.
석유 왕 록펠러는 아흔 여덟 살, 철광 왕 카네기는 여든 다섯 살까지 살았다.
록펠러와 카네기의 공통점은 미국에 기부 문화를 만든 원조다.
존 듀이는 인간 본성에 존재하는 가장 깊은 욕망은, “인정받는 인물이 되고
자 하는 욕망”이라고 했다.
록펠러는 ‘돈의 축적이 아니라 돈의 나눔’으로 비로소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자존감이 높아지면 장수의 요인
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성공한 기업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짐 콜린스는 이렇게 말 한다.
일류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이익을 극대화 하기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수익 극대화는 그들의 주요목표가 아니다.
그들은 여러 가지 목표를 추구하지만 돈을 버는 것은 그 중의 하나였지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많은 ‘비전기업’들은 기업의 경제적 활동보다 가치를 더
의미 있게 생각한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처럼 비전 기업들은 대게 느리게
출발하지만 결국 경주에서 이긴다.
짐 콜린스는 일류기업, 특히 수십 년 혹은 100년 이상 지속하며 선도적 위치에
있는 기업을 ‘비전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비전 기업의 주요목표는 ‘이익극대화’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단 번에 이익을 독차지하려 들지 않는다.
기업의 경제적 활동보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더 중시했지만 결국 경주에서 이
겼다는 것이다.
미국의 듀폰은 화학 부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화학공업과 군수공업분야 1인자로 화학제조를 시작으로 금융, 교통, 항공,
산업 전 분야에 뻗치고 있다. 그런데 듀폰의 기업사에 주목할 점이 발견된다.
1944년 미국이 기폭 장치가 장착된 원자폭탄을 극비리에 제작하려는 계획에 듀폰
이 맨허튼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후부터 듀폰은 “푼돈은 과감히 포기하자”
는 회사의 장기적인 이익을 도모했다.
이를 주도한 인물이 듀폰의 4대 경영주인 피에르 듀폰이다.
그는 맨허튼 프로젝트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계약을 맺고 극비리에 원자폭탄 생산을
위한 설계, 건설, 안전운행을 일괄 책임진다.
그리고 듀폰은 이윤을 1달러로 한정한다.
이 거대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성공했고 미국은 1945년 8월 6일 우라늄 원자폭탄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했다. 듀폰이 얻은 이윤은 계약대로 단 1달러뿐이었다.
여기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맨허튼 프로젝트의 수익금을 1달러만 받겠다고 계약
한 점이다. 듀폰이 단돈 1달러로 원자폭탄 제조 계약에 선뜻 동의한 이유는 원자폭탄
관련 정보와 기술이 훗날 천문학적인 부와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견했기 때문
이다. 실제로 듀폰은 이 “어리숙한”거래 덕분에 계속적으로 회사 규모를 확장할 수 있
었고 오늘의 듀폰을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