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답(答)이여
2천 년 전에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노자의 <도덕경> 44장에
답이 있었다.
*知足不辱(지족불욕) 만족할 줄 알면 치욕을 당하지 않고,
*知止不殆(지지불태) 멈출 줄 알면 위태로워지지 않으며,
*可以長久(가이장구)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느니라.
7부가 넘으면 그나마 남아있는 술마저도 모두 사라져버린다는 신비의 술잔
戒盈盃(계영배)의 교훈을 잊지 말자. 덜 먹고 오래 존재하라는 비법이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게 ‘느리게 살기’ ‘멈추기’ ‘때(時)를 기다리기‘
라고 한다. 멈추면서 나아가고, 나아가면서 동시에 멈추는 행보가 중국
지식인층의 생활방식이다. 홍콩의 대부호 리자청은 止學(지학)의 요체를
몸으로 실천하며 잠시도 그 뜻을 잊지 않기 위해 知止(지지) 두 글자
를 집무실 눈에 띄는 곳에 걸어놓고 살았다고 한다.
멈춤이란 패배나 퇴보, 일탈이 아닌 용기 있고 능동적인 사람만이 실
현할 수 있는 철학이며 성공하는 인생을 살기위한 필수 덕목이다.
맹목적인 ‘질주’가 아니라, ‘정지’가 아니라 때(時)를 기다려 변화시키는
승리의 묘법이다. 知止와 不知의 사이가 실제로 성공과 실패의 분수령
인 셈이다.
잠시 멈추기라도 하면 마치 패배한 것 같고, 뒤쳐진 것 같아 멈추지
못하는 게 우리네 삶의 한 단면이다. 쫓기듯 살고 있는 지친 이들에게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하지만 어디 멈춤이라는 게
그리 쉬운 일인가.
앞이 보이지 않고 , 힘들고 지칠 때는 점이라도 보고 싶은 게 인지상
정이다. 동양의 점서로는 단영 <주역>과 <노자>인데 두 책의 공통점은
복을 적극적으로 원하기 보다는 재앙을 피함으로써 복을 구하는 법칙을
강조한 것이니 노자의 교훈이 답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