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골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한 학급, 중학교도 한 학급밖에 없으니 9년을 한 교실에서 가족처럼
어울려 지낸 학우들이다. 그러니 누구는 어떻고 시시콜콜 다 안다. 어떤 친구
는 기억력이 좋아 1번은 누구, 5번은 누구 9번은 누구 다 기억해낼 정도다.
친구들의 성격은 물론 습관 장단점까지도 다 그려낸다.
그 중에서도 워낙 개성이 강하고 성격이 급해서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자존심이 강하고 말과 행동이 너무 튀어 다른 친구들과 화합을 못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도 그 친구를 피하다보니 수 십 년을 잊고 살았다.
그런데 내 누이 아들이 00시 시장에 입후보해 선거운동을 할 때였다. 삼촌이
그냥 보고만 있을 수만 있겠는가. 몇 표라도 보태고 싶어 이리저리 아는 친구
들을 수소문할 때였다.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고 피했던 친구가 나를 찾아와 동
분 서주 발품을 팔며 나를 도와 줄 줄을 예상이나 했겠는가. 다행이 조카는 당
선이 되었다.
하필 달가워하지 않던 친구의 도움을 받고 신세를 지게 되는 이유가 무엇
일까 생각했다.
사람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는 것일까.
어떤 친구든 꼭 필요한 때가 있다는 걸 잊지 말라는 것일까.
꼭 신세지는 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일까.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다해라.
많은 사람에게 붙임성 있게 대하라.
그리고 아무에게도 적이 되지 마라.”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 마음대로 그를 미워하는 것이 얼마나 성급한
일인가를 깨닫게 한다.
5월 첫 주에 에 모임이 있다.
이제 누구도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