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의 작가 소로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 수필가이다.
그의 나이 28세 때 숲속 호숫가에 홀로 직접 오두막을 짓고 2년 동안 사회와 거리를
두고 자급자족하며 지낸다.
월든은 그가 숲속생활 중 인적이 끊겨버린 1년 동안 일어난 일을 기록한 수필이다.
돌아가신 법정스님이 <월든>을 읽고 이곳을 세 차례나 방문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이
책을 구입해 세 번째 읽고 있는데 그 때는 눈에 띄지 않았던 문장들이 투명한 이슬처럼
반짝인다. 그 중 몇 구절을 포스팅 했다.
소로는 “망치로 못 하나를 박더라도 생에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직 그렇게 할 때만 신이 우리를 돕는다.’우리가 박아 넣은 못
은 하나하나 이 우주라는 거대한 기계가 작동하는데 필요한 부품이여야 한다.
그러니 작업을 중단하지말자” 이런 각오로 세상과 만나다면, 이런 태도로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삶은 또 다른 축복으로 빛나지 않을까.
소로는 아침에 눈을 뜰 때, 우리를 버리지 않는 새벽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눈
을 떠보라고 조언해 준다. 새벽이 우리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 어김없이 오늘도 새
벽이 와주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는 삶이란 얼마나 감사하고 경이로울까.
소로는 우리가 ‘하우스푸어’가 될 것을 미리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집이라는 괴물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충고했다. 빚에 쪼들려가며 집을 사고 나면 우리는 집의
노예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여기가 아니다싶으면 바로 떠날 수 있어야 하는데 ‘내 집’
이라는 감옥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지 않은가.
우리가 진정 되찾아야 할 삶의 기술은 더 예쁜 옷과 더 멋진 집을 갖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의 권태로운 일상을 탈피하여 ‘내 마음의 월든’을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고 말한다. 옷장에 옷을 쌓아놓고도 입고나갈 옷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냉장고에 음식
을 잔뜩 챙겨 놓고도 먹을 게 없다고 칭얼대는 우리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우리의 진짜 문제는 궁핍이 아니라 과잉이다.
단, 하루만이라도 텔레비전을 끄고 인터넷을 멀리하고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따라 떠나보면 어떨까. 동네 뒷산도 좋고 벚꽃 흐드러진 숲길을 따라가
보라. 그곳에 우리가 버려두고 온 가장 야생적인 자아가 있다.
그 어떤 안락함에도 중독되지 않은 나 ! 오직 햇빛과 바람 물만으로도 우주의 축복에
감사할 줄 알았던 인류의 과거가 그 곳에 잠들어 있다.
그 모든 달콤한 문명의 자극에 속속들이 절어있는 우리 자신의 피로에 찌든 육체를
건져내야 한다.
틈만 나면 걷고, 틈만 나면 하늘을 올려다보고, 틈만 나면 햇빛과 바람과 별과 달
을 생각하는 나만의 월든을 만들어보자고 한다.
자신의 껍데기를 깨부술 힘을 당신은 가졌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