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癖)이 없는 사람은 버림받은 사람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박제가는 “벽이 없는 사람은 버림받은 사람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벽이라는 글자는 질병과 치우침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이걸 헤쳐나지
지 못한 사람은 세상에 쓸모가 없다는 의미일 게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도종환의 <담쟁이>이라는 시를 음미해보자.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매년 노벨상 후보에 오른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재능
에 대해 이렇게 말 한다.
“샘물이 퐁퐁 솟아나듯 문장이 자연스레 솟아올라 작품이 완성되는 타입
이 아니다. 곡괭이를 손에 쥐고 부지런히 암반을 깨고 구멍을 깊이
뚫지 않으면 창작의 수도원에 도달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루키는 달리기와 소설의 유사성을 짚어낸다. 또한 소설가의 자질 중 재
능과 달리 집중력과 지속력은 후천적으로 획득되고 향상시킬 수 있다. 고
말 한다.
이처럼 고독하게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전문적 기예를 익히는 자는 오
직 이 벽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하다.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시인 66명 중 55명이 훌륭한 작품을 내놓기까지
는 10년 이상 벽과 싸웠다는 사실이다. 화가들도 이보다는 짧지만 6년이
필요했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하지 않던가? ‘미치지 않고는 미치지 못한다.’ 는
말 이다. 성공한 사람은 모두 한 때 특정분야에 미쳤던 사람들이다.
그렇지 않고 성공한 예는 없다. 무슨 일이든지 미치면 잘 할 수 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어느 분야에서든지 세계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바로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이 시간동안 미쳐야 한다.
<텔런트 코드>라는 재능에 관한 책을 보면 재능은 “점화~코칭~심화연습”
이라는 세 요인으로 이루어지는데, 점화는 열정에 불을 지피는 자극이며,
코칭은 배움이고, 심화연습은 전문적인 훈련을 말 한다.
이처럼 특별한 재능을 얻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 필수다.
당신은 벽을 가졌는가?
프랑스 ‘국가 개혁 장관’이 된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라세는 벽이 흙수저 출
신의 나를 성장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