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안부를 묻는 후배들이 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 한다
자유를 찾아 미친 듯이 산을 오르고,
책을 읽고, 서툰 글을 쓴다.
그 속에서 고독을 배우고 외로움과 싸운다.
누군가의 힘이나 배려에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유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살아있지만, 살아있는 게 아니다.
서서히 소멸해가는 것이다.
‘인생은 풀잎위에 맺힌 이슬’이라는 진부한 진리
그것이 그토록 쉽고 허망하게 내 것으로 닥쳐올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덧없이 보내버린 세월을 채워보려고 하지만, 이제
탈진해버렸다.
내 인생의 재고가 얼마나 남았을지 그 재고의
바닥을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바람에 쓸려가는 낙엽처럼 짧은 비명을 남기고
떠나야 할 내 인생의 잔고를.
아무리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 해도 결코 대신해줄
수 없는 것들 속에 사는 것이 우리들 목숨이 갖는
슬픔의 한계라면 자기 것은 오직 스스로 해냄으로써
자기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 생의 비밀인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을 찾아 해매 던 사람이 결국은 자기
집 처마 끝에서 행복을 발견했다는 파랑새 이야기를
떠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