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하고싶은 말을 안 할 수 있는 사람
  • 2015-12-18
진서리
           하고 싶은 말을 안 할 수 있는 사람


하고 싶은 말을 안 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단순히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 성인의 반열에 드는 사람이라고 해야 맞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꼭 너만 알고 있어라 든지


이거 말 하면 안 되는데”.....든지


이런 말들은 세상 사람들이 반드시 알게 되어 있다.


누구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말을 하지 않는 게 제일이다.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을 안 할 수 있다면 대단한 내공이 쌓인 것이다.


<공자>여기저기서 들은 말을 이리저리 옮기는 행위는 덕을 버리는 꼴


이라고 했다.


 


노자의 <도덕경>에 이런 말이 나온다.


아는 자는 말 하지 않고(知者不言 지자불언),


말 한자는 알지 못 한다. (言者不知 언자부지).


진정으로 앎에 도달한 사람은 자기가 아는 내용을 언어화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불가에서는 묵언수행(黙言修行)을 한다.


무엇 때문에 스님들이 말을 하지 않는 극단적인 수행을 할까요?


조금이라도 잘 못 말하게 되면 칼보다 더 날카롭게 상대방의 가슴을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黙言修行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말하기 위해서 하는 수행인


것이다. 가령 누구를 만났을 때 말을 하지 아니하면 상대방의 말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쪽의 침묵이 어쩌면 저쪽의 이야기를 더 잘 듣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침묵을 할 


때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잘 듣게 되는 것이다.


 


어떤 할머니가 자기 남편이 동네 다방 마담과 바람을 피운다며 스님을 찾아 하소연


러 왔다치자. 할머니는 갑갑한 자기의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해서 스님을


찾아 온 것이지 스님에게 답을 구하려고 온 것은 아니다.


그냥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가 측은하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이나 자식들 보


가 민망 한데 말 할 곳이 없어 답답해 찾아온 것이다.


할아버지의 바람기를 응징하려고 했다면 경찰서로 가야지 왜 산사에 올라왔겠는가.


이 경우 스님은 쓸데없이 불교 교리를 읊조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저 미소와 함께 할머니의 말을 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산사로 가는 가파른 길을 오르며 할머니의 마음은 이미 많이 누구러졌을


것이다. 그런데 주어진 사태를 받아드리기로 작정한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자신의


마음은 요동치게 될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해야만 하고, 말할 필요가 없는 것에도 침묵해야만 한다.


침묵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침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는 말이 있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므로 말을 삼가고 경계하라는 뜻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처신하는 곳마다 몸이 편하다는 말일 게다.


 


모임이나 여행을 함께 해보면 유난히 말을 많이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혼자서 정치는 다하고 세상을 자신이 다 아는 것처럼 끝없이 지껄이는 사람이 있다.


가장 말을 잘하는 방법이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으며 맞장구를 쳐야 한다지만 어


지간한 수양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말은 많이 할수록 궁해지는 법이다.


<노자>는 말을 버드르하게 잘 하는 사람이 그 말을 따라 갈만한 행동을 보여주지 못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니 말 잘하는 사람 조심하라는 것은 생활 속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교훈인 것이다.


 


<공자>교묘한 말과 살랑대는 낯빛을 하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은 드물다고 했다.


그래서 말에는 어룰해야 하고 행동에는 민첩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수>입에 들어가는 음식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말이 사람


을 더렵힌다고 했다. 성경 마태복음 15장에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 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지 못한다고 했다.


 


우리 속담에도 이런 말이 있다.


들으면 병이고 듣지 않으면 약이라고 했다


말이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했다.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달이여서 모임이 많을 것이다.


말을 해야 할까요, 침묵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