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북 정주에 있는 오산학교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그 동네에 아주 똑똑한 청년이 살고 있었는데 그 청년은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고 있었다. 비록 집안 형편이 어려워 머슴살이를 하고는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는 날마다 아침이면 주인의 요강을 깨끗이 닦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
주인은 항상 마음이 흡족할 만큼 요강을 깨끗하게 닦아 놓는 이 머슴을 눈여겨 보기
시작 한다. 모든 일을 성실하게 감당하는 이 청년이 머슴살이를 하기에는 너무 아깝
다고 생각해 평양에 있는 숭실 중학교에 보내 공부를 시킨다.
마침내 청년은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다.
그 뒤에 고향으로 내려와 오산학교 선생이 된다.
이 청년이 바로 ‘조선의 간디’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조만식 선생이다.
독립운동을 하면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오른팔 역할을 수행한 독립 운동가 였다.
그는 1919년 3.1운동을 위해 교장직을 사임할 때가지 무보수로 민족 교육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진정한 교육가요 종교인이었다.
훗날 그에게 사람들이 묻는다.
머슴살이 하던 막일꾼이 어떻게 선생이되고 독립 운동가가 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
으면 언제나 이렇게 일러주었다고 한다.
“주인의 요강을 정성들여 닦는 성의를 보여라”
여기서 우리는 자칫 놓치기 쉬운 대목이 있다.
선생도 훌륭하지만 그에 못지 않는 것은 그 사람됨을 알아본 주인의 안목이다.
주인의 인격적 성숙과 사람 알아 보는 혜안이 없었더라면 그와 같은 후원이 어려웠
을 터이다.
중국 당나라 역사서 ‘당서’에 관리를 뽑는 네가지 기준이 있었다고 한다.
신(身), 언(言), 서(書), 판(判)이다
그 사람의 외모, 말, 글, 판단력,을 보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을 뽑을 때 채용기준이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