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보다는 人生이다
일본 바둑의 영웅 세고에 겐사쿠의 마지막 제자였던 세계 바둑의 빛나는 별
최초, 최고, 최다 승부사 조훈현 국수(國手)의 인텨뷰(2015, 9월) 내용이다.
조훈현은 9살 때 홀로 일본으로 바둑 유학 길에 올랐다.
스승인 세고에 겐사쿠의 나이가 73세, 그는 내 바둑 인생 마지막 내제자로
(집에서 합숙하면서배우는 제자)조훈현을 받아드려 10년을 이어오던 중 조훈현의 군
입대를 막을 수 없어 사제의 인연은 막을 내렸다.
‘나는 스승에게서 바둑보다 마음 가짐을 배웠다.
선생님은 내게 ‘고수‘가 되기 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사람이 되기 위해선 인격, 인성 인품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다.
바둑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나에게 ‘사람이 되라’고 하시길래 속으로 ‘내가
사람이지 짐승인가’ 하기도 했지만 나이를 들고 보니 선생님의 뜻을 알겠다.
잔꾀를 쓰는 프로기사들이 추락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정상의 무게를 견뎌 낼 만한 인성이 없으면 잠깐 올
라섰다가도 곧 떨어지게 되더라.
무협 영화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자주 등장한다.
최고 고수에게 무도를 배우러 들어가지만 싸우는 기술은 배우지 못하고 몇
년씩 잡일을 시키면서 ‘먼저 사람이 되라’는 말만 듣는다.
‘정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인성이 없으면 곧 추락하기 마련이다.’라고 말
한 조훈현 국수의 말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겠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 뒤에는 엄청난 시간의 ‘인생’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우승보다는 인생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시인 류시화의 잠언집 책이다.
책에 작자 미상의 시가 있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길 가다 깊은 구멍에 빠졌다.
내 잘못은 아니였지만 빠져 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 빠졌다. 역시 내 잘 못은 아니었다.
또 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 빠졌다. 미리 알아채긴 했지만
이제 습관이 되었다.
이 번엔 내 잘 못이다.
길 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지만
나는 그 둘레를 돌아서 지나갔다.
난 이제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이 시의 주인공은 세 번째는 깨달았다. 부러운 일이다.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열 번째에도 맨홀 구멍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평생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나쁜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
하는 일에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말한다.
‘원래 좀 문제가 있는 사람이야’
‘중독자야 몰랐어,
‘평생 골치거리지’
반복은 문제를 정확히 몰라서가 아니라 개선 할 만큼 모르게 때문이다.
인생의 법칙을 지금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 만기주를 맞을 때마다 이 시가 생각났었다.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