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
세상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회전목마’와 같다. 즉 같은 일이 반복
적으로 일어난다는 뜻이다. 풍요로운 시대 뒤에는 가난한 시대가 오고, 호황 뒤에는 불
황이 온다. 좋은 시절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히브리 성서에도 ‘좋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나뿐일이 있다’는 가르침이 있다. 유대인들이
자연스럽게 장기적인 관점을 터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7’이라는 숫자를 ‘마무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신이 6일에 걸쳐 천
지를 창조하고 7일째 되는 날에는 휴식을 취했다는 히브리 성서의 유래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주6일제 근무를 실천한 사람들이 바로 유대인이다. 그들은 농지도 6
년간 작물을 재배하고 7년째가 되면 휴식년제를 두고 땅을 기름지게 만든다.
뿐만아니라 경기변동도 7년주기라고 생각하고 풍년과 흉년도 7년 주기로 일어나고 호황
과 불황도 7년주기로 반복된다고 예측한다.
이 이야기는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도 걱정하지 말라 든가 힘든 시기를 견뎌 내기만 하
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고 그들은 불황과 고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
다는 말이다 7년주기로 세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유대교의 가르침은 다가 올 불황과 고
난을 사전에 예방 하고 만반의 준비로 그 시기를 뛰어 넘자는 지혜이다.
지금 이 시간만 보고 호황에 안주해 준비를 게을리하거나, 불황을 한탄만 해서는 안 된
다는 가르침이다. 유대인들이 그 많은 시련을 뛰어 넘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긴 안목으로
사물을 파악하고 세상의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에게 이같은 생각을 키워준 것은 수천 년에 달하는 그들의 박해 역사다. 나라
를 가지지 못해 여러 나라로 뿔뿔이 흩어져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직업마저 규제당할 정도로 극심한 차별을 받았고 저지르지도 않은 죄값을 치르는 박해
에 시달렸다. 히틀러의 나치 독일에 의해 600만 명의 유대인들이 학살되었다.
그들은 독일은 용서할 수 있어도 이 치욕의 역사는 잊지 말자고 한다.
유대인들은 아무리 힘들고 가혹한 운명을 만나도, 절제절명의 궁지에 빠져도, 그러한 고
난을 피하려 애쓰지 않고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정신으
로 살아 남을 길을 모색해 왔다.
유대인들은 ‘성서와 탈무드’를 가지고 매일 토론을 벌이면서 선조들이 겪은 비극과 고난
을 체험하고 그런 고난에서 벗어나는 사고력을 단련시키고 있다.
그들의 사고력에 영향을 주는 다른 하나는 유대교의 율법이다. 일상에서 지켜야 할 규율
이 많이 존재한다.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 보통 사람들 보다 몇 배나 많고,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과 해야만 하는 행동도 몇 배나 많다. 이 같이 율법은 일상생활에서 그들의 자
유와 쾌락을 빼앗는다. 물론 그들에게도 율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있고, 율법을
어겨도 누구도 처벌 받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신들의 의지로 율법을 철저히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