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 유학자 우탁>
춘산(春山)에 눈 녹인 바람
문득 불고 간데 없네
잠간만 빌어다가
머리 위에 붙게 하고 싶구나
한 손에 막대 잡고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고 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 길로 오더라
늙지 않으려고
다시 젊어보려 하였더니
청춘이 날 속이고 백발이 거의로다
이따금 꽃밭을 지날 때면 죄지은 듯 하더라
들고 늙음을 쫓고자 했던 그 마음을 알 것 같은 나이가 되지 않았는가.
지금으로 따지면 가장 바쁘고 제일 잘 나가던 정점에서 우탁은 자신을 내려놓고
멀리 山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나이듦을 관조할 수 있었던 멋진 선비였다.
지난 해 보건복지부의 통계에서 우리나라 40대의 돌연사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공자는 마흔을 가리켜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이라 했건만 우리의 현실
은 40대 과로와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언제 꺼질지 모르는 바람 앞의 등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에게도 지친 심신을 쉬게 할 권리가 있다.
마틴 루터킹 목사의 묘비명에 “나는 드디어 자유를 찾았다”라고 쓰여있다.
이 땅에서 내 생명이 끝난 후 ‘드디어 자유를 찾았다’고 외치는 것보다
‘지금 나는 쉬고싶다‘고 외치고 컴퓨터와 휴대폰 전원을 off시키고 잠시라도
여행을 떠나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