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는 갈리리 호수와 사해(死海)가 있다.
갈릴리 호수는 중요한 수원으로 물이 맑고 깨끗해서 각종 물고기가 서식하고
호수 주변에도 나무가 무성하다.
반면에 사해는 보통 바닷물보다 염도가 몇 배나 높아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다.
사해 주변에도 나무나 풀이 자라지 못 한다, 말 그대로 죽음의 바다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갈릴리 호수와 사해 모두 헤르몬 산에서 발원하는
요르단 강물을 받아드린다.
같은 줄기에서 나온 물이 어째서 이렇게 다른 운명을 겪게 된 것일까?
그 차이는 바로 ‘출구’에 있다.
갈릴리 호수는 계속해서 다른 곳으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그런데 사해는 물이 흘러들어오는 입구만 있을 뿐 나가는 출구가 없다.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여만 있으니 염분만 쌓이고 쌓여 결국 죽음의 바다가 되어 버린 것이다.
갈릴리 호수와 사해를 보면서 ‘채움’과 ‘비움’의 가치를 이해하게 되었다.
채울 줄만 알고 비울 줄 모르는 바다는 결국 죽음의 바다가 될 수밖에 없다.
시인 고은의 <비로소>라는 시가 있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네 비로소 넓은 물을 바라다 보았네.
조금만 더 채우고 잡으려고 집착하다보면 넓게 볼 수가 없다.
좀 더 넓고 깊게 보려면 잡기만 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채우기만 하면 꼭 좋을까? 비워야 더 좋을 때가 훨씬 많다.
골프에 ‘힘 빼는데 3년’이란 말이 있다. 힘 빼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말이다.
시인 고은은 노를 놓치고서야 넓은 물을 볼 수 있었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 파생인들도 마찬가지다.
결정적인 순간을 맞을 때 일수록 어깨 힘 빼고 평소 하던 대로 자연스러워야 한다.
잘할 수 있는 것 하나에만 집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