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인생, 옵션은 비슷한 데가 많다. 바둑을 둘 때 마음에 새겨야 할 10가지를 위기십결(圍棋十訣)이라 한다. 그런데 버리기에 관한 것이 4가지나 되는 것을 보면 버리는 것이 중요한덕목인가 싶다. 그 첫 번째가 부득탐승(不得貪勝)이다.
이기려면 먼저 이기려는 마음을 버리라는 의미다. 치열한 한 판 승부에서 왜 이기려는 마음을 버리고 이길 수 있다는 말 인가?그런데 버려야 한다. 이기는 데만 집착하다보면 여유가 없어져 마음이 굳고 지면 어쩌나? 하는불안이 커진다. 이는 통찰력의 싹을 잘라버린다. 또한 마음이 흐려져 결단을 내리기가 어려우므로 고수들은 욕심만으로는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산전수전 겪으며 체득한 사람이다.
그래서 고수는 상대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싸운다. 바둑 9단 이창호를 돌부처 같다고 한다. 승부를 탐하지 않고 마음을 고요한 데 두기 때문이다.
프로기전 결승은 다섯 번이나 일곱 번 대국을 해서 승부를 가리는데 2승,3승을 거둔 기사가 그 뒤 내리 3패나 4패를 하며 무릎을 꿇는 경우가 적지 않다. 먼저 이겼다는 자만이나 교만 때문이다.
노자 29장에 집자실지(執者失之)라고했다. 끊임없이 잡기만 하려드는 자는 반드시 놓치고 만다는 말이다. 탐욕을 ‘버리지 않으면 버려 진다’ 욕심을 버리지 못해 생존의 위협을 받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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