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꾼’은 되지 말자
조선시대 민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고래에게 먹혀 그 뱃속에 들어간 사람들이 그 안에서 도박판을 벌이고, 옹기장수
는 담배를 피우며 훈수를 둔다고 한다. 이 민담은 어떤 상황속에서도 사람들이
모이면 내기를 걸거나 놀음을 한다는 것을 비유한 이야기다.
도박과 관련한 우스개 있다.
확률에 밝은 통계학자, 도박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를 거듭한 사람,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처음 도박을 한 사람 가운데 카지노에서 돈을 딸 사람은 누굴까?
답은 모두 빈 털털이이다. 도박은 확률이 아니라 요행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일학천금을 통한 인생역전의 꿈은 도박을 일으키는 환상이다. 그 환상의 기초는
지극히 불확실한 가능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다.
“하지 않으면 잃는 것도 없지만, 하면 딸 수도 있어”라고
이같이 도박꾼들은 이성을 신뢰하는 법이 없고 우연에 모든 것을 건다.
일학천금은 우연에 결부된 행운에 지나지 않으며 결국 우연에 복종하는 것으로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기 위한 일체의 시도는 부질없는 짓이다. 도박은 현실에
좌절한 인간이 우연에 기대어 환상을 창조하려는 본능일지 모른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평생 여자, 술, 도박의 수렁에 빠져 살았으며
특히 도박에 대한 쾌감을 어떤 의지로도 대체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평생도박 빚에 사달려야 했고 감옥까지 들락거려야 했다.
‘카르마조프의 형제들’이라는 대작의 원고료를 받아 도박 빚을 갚기도 했다.
‘도박은 돈을 딸 때 뿐 아니라 돈을 잃을 때도 쾌감을 주었다’고 고백하면서 단
한 시간 안에 운명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고 믿으며 도박에 미래를 걸었다.
“내일, 내일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렇게 된 것은 16세 때 우연히 마차정거장에서 즉석 복권
한 장을 산 것이 당첨되면서 그를 도박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원인 이었다고 말
하고 있다.
최근 연구자에 따르면 도박의 중독현상이란 어떤 강력한 쾌감의 기억이 뇌에
각인되면서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처음 돈을 딴다. *계속적으로 잃는다. *잃은 돈을 찾으려 한다. *모든 희망을
잃고 몰락하는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결국 도박은 실패한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복권 한 장 때문에 인생 전부가 도박으로 얼룩진 도스토예프스키를 생각하면서
도박꾼으로서가 아니라 합리적인 투자자로서의 시장에 참여하는 올바른 자세가
요구된다.
성경(야고보서 1장)에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성장한즉 사망을 낳는다. 고
했다 죄란 경계선을 벗어나 탈선하는 것이다. 욕심이 커지면 크게 탈선하고 그
결과는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을 힘들게 할 뿐이다.